2011/01/09 11:56

잔혹동화 빠수니즘







5층짜리 순대촌 건물 3층 312호에 순대파는 아줌마들이 들어왔다.
순대써는 아줌마. 야채써는 아줌마. 양념하는 아줌마. 순대볶는 아줌마. 주문 받고 계산하는 아줌마.
순대촌 건물주는 기존 순대집들과의 차별화를 위해 아줌마들에게 조폭 문신 스타킹을 신기고 문희준 파마를 시켰다. 순대를 볶을때도 아카펠라 댄스를 추며 볶게 했다.


의외로 순대 맛은 괜찮은 편이었다. 허나 가게 인테리어와 아줌마들의 입성이 워낙 희한한 탓에 에지간한 사람은 가게에 들어갈 엄두도 못냈다. 그러나 순대촌 건물주는 신념을 굽히지 않고 아줌마들에게 호까지 달아줬다. 졸지에 영웅 김재중 여사와 유노 정윤호 여사, 시아 김준수 여사와 최강 믹키 등이 된 아줌마들은 고개를 들고 다니기 힘들었다. 그들의 세기말틱한 행보에 범인들은 더욱 기함했고 312호 동병신기는 사람들에게 북한에 이은 대한민국의 제 2 주적이 되었다.


그러나 어쩐 일인지. 312호 동병신기는 점점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빠순이라는 매니아 층이 생겼던 것이다. 본시 빠순이란 집단은 매져 성향이 강한지라. 수치를 즐기는 경향이 있기 마련이었다. 동병신기는 빠수니들의 위크포인트를 거칠게 후벼팠고 순이언니들은 망설이며 금단의 영역에 발을 들여놓았다. 금지된 사랑이라 더욱 달콤했을까. 312호의 순이언니들은 이제껏 존재했던 그 어떤 순이들보다 극성맞았고 찌질했으며 집요했고 그악스러웠다. 순이언니들과 동병신기가 만들어내는 아카펠라 하모니에 사람들은 뜨악함을 감출 수 없었고 곧 '카시오페아' 라는 오글돋는 이름으로 스스로를 지칭하는 빠수니들은 북한과 동방신기에 이은 대한민국의 제 3 주적으로 당당하게 자리매김했다. 


"저렇게 빠수니 등쳐먹다가 5년 안에 가게 빼겠지 병신들ㅉㅉ" "순대도 좆나 못볶는 년들이 아카펠라는 무슨 ㅋ 레알그룹 순대볶음이나 먹어보긔" "청와대 게시판에다가 가게빼지 말라고 글쓰는 가시오가피 ㅗ" 데뷔 후 몇년이 지나도 이들을 향한 세간의 곱지 않은 시선은 여전했다. 사실 맞는 소리들이었다. 빠수니는 원래 등쳐먹히라고 있는 집단이고 아카펠라는 빠순이들이 보기에도 좆망이었다. 사랑에 눈이 먼 가시오가피들은 건물주가 가게를 빼라고 한다는 소식에 청와대 게시판까지 점령했고 이는 조간신문에 대서특필되어 두고두고 동집단과 동병신기를 쪽팔리게 했다.


그러나 돌파구는 있었다. 생각지도 못한 한류 바람이었다. 식탁에 불어드는 한류바람을 타고 중국에서 나름 성공을 거둔 아줌마들은 주걱과 양념만 손에 쥔채 홀홀단신으로 일본에 진출했다. 그러나 촌스러운 머리와 통 넓은 바지, "키.미.가.다.이.세.츠.니.보.쿠.와."  라는 정확하기 그지없는 조선발음으로 쓰디쓴 고배를 마셨다. 매일 지방 기사식당을 돌았고, 안산 1대학st 여대 바자회에서 순대를 볶았다. 그러나 아줌마들은 굴하지 않았고 바지 통을 줄이고 살을 빼고 노래를 다시 받고 게다짝을 입에 물고 발음을 연습해  일본 빠순이들 입맛을 사로잡기에 성공했다. 그렇게 그들은 오리콘 1위를 달성했다.


그러나 2009년, 오리콘 1위와 일본 연간 요식업계 세일즈랭킹 3위를 달성한 동병신기는 내부적 혼란을 겪게 된다. 


"우리가 이렇게 버는데 왜 우리 주머니에 떨어지는건 요만큼이지?" 동병신기는 그제서야 계약서를 확인하게 된다. 아줌마들 출산 및 육아휴직 2년 제외하고 계약기간은 13년. 순대 50만그릇 넘게 팔면 1인당 1,000만원 지급. 혹은 매출액의 2~5%의 러닝개런티. 일본이며 중국에서 팔아제낀 순대는 일단 현지 순대촌 사장이랑 한국 순대촌 사장의 일본 지부랑 나누고. 그리고 다시 한국 순대촌의 일본 지부랑 나눈 거에서 또 분배를 하긴 하는데! 정확하게 얼마 벌었는지 도통 말을 안해줘. 그냥 주는대로 받으라 이거야. 얼마를 벌었고 거기서 얼마가 분배됐고 그런걸 얘기 하나도 안해. 호구로 알아도 정도가 있지! 에잇 시발 지겨워. 다른것도 많지만 걍 이정도만.


아줌마들은 빡쳤다. 가게세 너무 많이 걷어가는거 아니냐고 지랄했다. 건물주는 수정에 수정을 거친게 지금 그 계약이라고 맞섰다. 순대써는 아줌마와 야채써는 아줌마, 양념하는 아줌마가 7년동안 등골 뽑힌 순대촌에서 가게 빼고 따로 개업하겠다고 했다. 순대 백그릇 천그릇 받아봤자 그 돈의 십분지 일도 못받는거. 안한다고 했다. 법정 싸움으로 갔다. 


건물주의 변호사는 아줌마들이 가게에서 청국장을 띄워 팔려고 가게를 뺀다고 했다. 몸을 유난히 잘써 순대 볶던 아줌마랑 째질듯한 소리지르기의 일인자인 아줌마들도 순대장사 하고 싶으면 순대촌으로 다시 들어오라고 지랄했다. 312호의 정통 순대맛은 자기들이 계승했고 저년들은 다 대가리 박아야 할 년들이라고 사이렌을 울리며 작두춤을 췄다. 가게에 오던 빠수니들도 갈렸다. 순대 좋아하던 빠순이들은 새로 옮긴 가게에 가서 올웨이즈 킵더 순대를 외치며 빽빽거렸다. 순대촌 건물에 집착하는 빠순이들은 아줌마 왜 여기서 장사 안해요??????!!! 순대촌 건물 안에서 장사 해야지??? 아줌마 돈때문에 나간거야 아줌마 변했어!! 라고 아줌마들 욕을 3개국어로 번역해서 반공삐라처럼 뿌리며 자기들이 이를 북북 갈았다. 그러더니 이젠 같은 순대촌 2층 아줌마들이랑 5층 아줌마들이 난리였다. 그동안 니네가 얼마나 좋은 대우를 받았는데! 나한테 용서도 안받고 이년들이 어딜 나가! 배은망덕한 년들! 3층에서 장사하던 년들아! 



아니 내가 내 가게 안하겠다는데?

어차피 돈벌려고 하는 가게, 내가 다른데 가서 하겠다는데? 가게 빼고 나간다는데 왜 그렇게들 이오쟁패에서 난리인지.

이 모든게 건물주가 가게세 많이 받는다고. 상가 옮겼다가 벌어진 이야기.

결국 건물주와 아줌마 사이의 문제인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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